"물건 담고 쓱 나오면 자동 결제"…이마트24의 '한국판 아마존고'

입력 2019-09-24 17:44   수정 2019-09-25 02:24

24일 경기 김포시 장기동의 ‘이마트24 김포데이터센터(DC)점’을 찾았다. 신세계의 정보기술(IT) 자회사 신세계아이앤씨 데이터센터가 있는 곳으로 무인결제 서비스인 ‘저스트 픽 앤드 아웃’을 경험할 수 있게 해놨다. 신세계 전용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SSG페이를 깐 사람만 이용 가능하다. 입장할 수 있는 QR코드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 코드를 지하철 개찰구에 있는 카드인식기와 비슷하게 생긴 곳에 대면 문이 열린다. 치약칫솔세트(3500원), 껌 1통(5000원), 컵 커피(2000원)를 집어 들었다. 결제를 기다리는 직원도, 별도의 계산대도 없다. 상품을 들고 출구를 통해 나오자 10초도 안돼 ‘1만500원이 결제됐다’는 알람이 떴다.


지금은 직원 전용으로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30일부터는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만큼 성인 인증이 필요한 담배와 주류는 매장 안에서 팔지 않는다.

이곳이 다른 무인 편의점과 다른 점은 결제가 필요 없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바코드 단말기를 들어 물건을 찍고 계산하는 ‘셀프 결제’도 생략했다. SSG페이 QR코드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결제 준비까지 마친 셈이다. 편의점에 누가 들어왔는지, 누구에게 상품 대금을 청구해야 하는지를 시스템이 인지한다.

46.2㎡(14평) 면적의 점포 천장에 빼곡하게 설치된 39대의 카메라와 상품 진열대에 깔린 센서를 통해 자동 결제가 이뤄진다. 카메라 중 8대는 방범용 CCTV이고 나머지 31대가 고객 동선과 상품 이동을 추적한다. 진열된 상품 아래에 깔린 센서는 15g 이상의 상품이 빠져나가면 이를 인식해 물건이 팔렸다는 신호를 보낸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옷 주머니에 상품을 숨기고 출구를 빠져나와도 결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 김포DC점은 미국 아마존의 무인 매장 ‘아마존고’ 모델을 따랐다. 신세계아이앤씨 직원들이 미국을 방문해 아마존고 매장에서 결제과정을 체험하고 기술을 개발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결제 시간은 더 빠르다. 소비자가 출구를 나선 뒤 결제 청구서가 앱으로 도착하기까지 아마존고는 최대 10분이 걸리지만, 이마트24에서는 5분을 넘지 않는다고 이마트24 측은 설명했다.

신세계는 각 유통 매장에서 IT를 적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서울 삼성점과 역삼점 계산대에 직원을 상주시키지 않는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상품 앞에 놓인 QR코드를 찍으면 결제가 끝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야간에 편의점을 운영하려면 인건비 부담이 커 점주들이 많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첨단 결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야간 무인매장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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